스마트워치를 살까 말까 1년 넘게 고민했다. 시계를 또 사야 하나, 폰으로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. 결국 반년 전에 큰맘 먹고 샀고 매일 찼다. 결론부터 말하면, 살 때 끌렸던 기능과 실제로 쓰게 된 기능이 완전히 달랐다.
살 때 제일 끌린 건 운동 기록이었다. 광고에 나오는 칼로리, GPS 러닝, 심박 그래프 같은 거. 그런데 반년 써보니 운동 기능은 내 생활에선 거의 안 썼다. 러닝 트래킹은 한 달에 네댓 번. 정작 손이 간 건 다른 쪽이었다.
제일 컸던 건 알림을 손목에서 슥 보는 거였다. 별것 아닐 것 같았는데, 폰을 가방에서 꺼냈다가 SNS 30분 보고 다시 넣는 일이 사라졌다. 폰 보는 시간이 체감으로 꽤 줄었다. 그다음이 수면 추적이었는데 이게 의외였다. 한 달 데이터를 보니 술 마신 다음 날, 오후 늦게 카페인 먹은 날 깊은 잠이 확 줄어 있었다. 그 그래프 보고 오후 커피를 끊었다. 한 시간마다 안 움직이면 울리는 알림 덕에 종일 앉아 있던 어깨 결림도 줄었고, 집에서 폰 잃어버렸을 때 손목으로 울리는 것, 손목 NFC 결제도 비 오는 날엔 진짜 편했다.
반대로 별로였던 것도 분명하다. 칼로리 측정은 같은 운동을 해도 매번 백~이백 단위로 달라져서 다이어트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. 스트레스 측정은 "스트레스 75" 같은 숫자가 떠도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고, 시계로 음악 조작은 결국 폰이 더 빨라서 안 쓰게 됐다.
단점은 솔직히 있다. 매일 충전해야 하고 깜빡하면 다음 날 무용지물이다. 본체 외에 밴드·케이스·충전기까지 따로 사면 금액이 은근 붙고, 밴드는 운동·샤워 후 안 닦으면 냄새가 난다. 멋내는 시계로 기대하면 안 어울린다.
반년 써보고 내린 결론은, 폰의 보조 도구로 생각하면 만족, 폰 대체로 기대하면 실망이다. 나는 보조 도구로 만족하고 있고, 특히 알림 받는 방식이 바뀌면서 폰에 끌려다니는 시간이 준 게 제일 컸다. 다시 산다면 고가 모델보다 중급으로 가겠다. 비싼 모델의 차별 기능이 일상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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