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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후기

새벽 5시에 일어나 보겠다고 30일을 해봤다

by 물음표 요정 2026. 4. 20.

유튜브에 미라클 모닝이니 새벽 루틴이니 하는 영상이 워낙 많아서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. 평소 7시 반에 일어나던 사람이 두 시간 반을 당겨서 5시에 일어나보기로 했다. 30일 했고, 결론부터 말하면 얻은 것도 잃은 것도 다 있었다.

첫 주는 그냥 좀비였다. 첫날은 의지로 일어났다. 알람 끄고 거실 나가서 불 켜고 물 한 잔. 문제는 그다음이었다. 머리가 멍해서 책을 펴도 안 읽히고 운동을 하려니 몸이 안 따라줬다. 사흘째부터는 알람 끄고 다시 잠드는 게 반복돼서, 첫 주에 성공한 날은 나흘뿐이었다.

깨닫고 보니 문제는 기상 시간이 아니라 취침 시간이었다. 너무 당연한 말인데 처음엔 이걸 안 했다. 평소대로 12시 넘겨 자고 5시에 일어나려니 몸이 못 버틴 거다. 10시에 자는 걸 목표로 잡고 9시 이후엔 폰을 거실에 두고 들어갔다. 저녁 약속도 줄였다. 둘째 주부터 성공률이 확 올라갔다.

새벽에 뭘 할지도 처음엔 욕심을 부렸다. 운동 30분, 독서 30분, 영어 30분, 글쓰기 30분. 다 하려다 하나도 제대로 못 했다. 보름쯤부터 물 마시고 스트레칭, 책이나 글, 가벼운 산책 정도로 줄였더니 그제야 매일 굴러갔다. 새벽 시간에 거창한 걸 욱여넣으려는 게 제일 큰 실수였다.

한 달 하고 좋았던 건, 하루가 두 번 시작되는 느낌이었다. 출근 전에 이미 책 한 챕터 읽고 산책까지 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자존감을 올려줬고, 한 달에 한 권도 못 읽던 책을 네 권 읽었다. 점심 후 졸음도 줄었는데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고 그냥 수면이 규칙적이 된 덕 같다. 반대로 저녁 약속은 거의 불가능해졌고, 주말에 한 번 늦잠 자면 월요일까지 리듬이 무너졌다. 친구들 카톡은 밤 10시 이후에 활발한데 나는 자고 있으니 약간 동떨어진 기분도 있었다.

솔직히 5시 기상은 지금 그만뒀다. 대신 6시로 정착했다. 5시는 나한테 무리였고 6시로도 충분히 비슷한 걸 얻었다. 결국 핵심은 "5시"라는 숫자가 아니라 일찍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거였다. 도전할 사람한테 권할 건 하나뿐이다. 기상 시간 말고 취침 시간부터 정할 것. 그게 전부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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