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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후기

배달앱을 한 달 지우고 직접 해 먹어 봤다

by 물음표 요정 2026. 4. 22.

배달앱 결제 내역을 보고 좀 놀랐다. 한 달에 거의 50만 원 가까이 배달 음식에 쓰고 있었다. 1년으로 환산하니 외면하기 힘든 액수였다. 그래서 한 달만 배달앱을 지우고 직접 해 먹기로 했다. 결과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.

첫 주는 의외로 쉬웠다. 앱 두 개 지우고 마트에서 일주일치 장을 봤다. 아침은 토스트랑 계란, 점심은 전날 저녁 남긴 걸로 도시락, 저녁은 간단한 한식. 요리하는 시간이 묘하게 명상 같기도 했다. 짜증 났던 건 딱 하나, 설거지가 매일 쌓인다는 거.

둘째 주에 위기가 왔다. 야근하고 9시에 들어왔는데 손에 아무것도 없었다. 평소면 앱 켜고 5분이면 시켰을 텐데 그게 안 되니 화가 났다. 그날은 라면 두 봉지로 때웠고, 거기서 배웠다. 배달을 끊으려면 야근용 비상 식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. 그다음 주부터 냉동실에 만두랑 국, 즉석밥을 늘 채워뒀다. 들어와서 5분이면 먹을 수 있게.

셋째 주쯤 든 생각은, 배달이 비싼 건 음식값이 아니라 옵션값이라는 거다. 찌개 한 그릇 시키면 배달비 붙고 최소주문 맞추려 사이드 더하다 한 끼에 2만 원이 우습게 나간다. 직접 끓이면 같은 재료로 두세 끼가 나온다. 한 끼 단가가 몇 배씩 차이 났다.

한 달 결산은, 식비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. 정확한 금액은 사람마다 다를 거라 안 적는다. 다만 정직하게 적자면 시간은 한 달에 서른 시간쯤 요리·설거지에 더 들어갔다. 절약한 돈을 그 시간으로 나눠 보면 시급이 그렇게 높진 않다. 돈만 보고 무조건 이득이라고 말하긴 어렵다.

결국 완전히 끊는 건 무리였다. 대신 평일 저녁은 직접, 금요일 한 번은 배달, 주말 한 끼는 외식으로 정착했다. 이 패턴으로 식비가 안정됐다. 돈보다 더 좋았던 건 내가 뭘 먹는지 아는 감각이었다. 배달 음식은 늘 짜고 단데 직접 하면 간을 줄일 수 있고, 한 달 뒤 속이 덜 더부룩했다. 무조건 추천은 아니다. 다만 한 달만 해봐도 자기 진짜 식비가 보인다. 그게 시작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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